건축사신문 제217호 [설계노트-해운대 RED BOX]

대지는 그랜드호텔 뒤편 이면 도로에 위치하고 있다. 상업지역이긴 하지만 번화한 상권을 가진 지역은 아니다. 처음 건축주와의 만남은 20년 된 모텔을 상가 건물로 리모델링하는 건 이었으나, 모텔이라는 기존의 용도와 건축법 및 장애인 관련 법규 적용 등의 문제로 결국 신축 건물로 전환하게 됐다.

건축물을 신축함에 있어 건축주의 두 가지 당부가 있었다. 첫째, 공기단축. 둘째, 해운대에 어울리는 건축물.

첫 번째 당부였던 공사시간 단축을 위하여 기존지하 구조물을 이용, 가시설 및 터파기 등을 최소화하고 외부디자인을 함에 있어 비정형 및 사선을 배제한 직선으로만 계획을 진행했다. 둘째,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해운대에 어울리는 건축물 계획의 요구에 대해선 해운대의 정열, 젊음, 활력을 빨간색의 컨테이너 box로, 다양한 경험과 바다를 불규칙한 디자인 유리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시간과 장소성에 대한 건축적 표현은 어렵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었던 디자인 외적인 요소의 어려움은 그동안의 나태함이 오늘의 결과로 나타난 듯하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함께 해준 직원들의 발전이었다. 그 친구들에게 항상 고맙고 더 좋은 건축친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